투자의 정석 - 03
초보 투자자가 쉽게 빠지는 5가지 함정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행동, '뇌동매매'
뇌동매매는 누가 추천하길래, 또는 남들이 다 사니까 덩달아 사는 행동이다. 번개가 치면 천지만물이 덩달아 울린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부화뇌동'에서 온 뇌동과 매매를 합친 말이다. 자기 판단에 따른 매매가 아닌, 남을 따라서 줏대 없이 매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뇌동매매는 주식 초심자들이 단연코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다. 본인이 확실히 예측하고 매매한 것이 아니라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손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뇌동매매를 하는 이유는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라서 그렇다. 뇌동매매로 샀다가 손절하게 될 경우, 스스로에 대한 깊은 분노가 솟구치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또 그럴 것이다. 이는 지식이 없어서 그렇다. 뇌동매매는 자신의 투자 판단이 결여된 상태에서 나온다. 따라서 스스로 투자 판단을 내리려면 가장 먼저 지식을 쌓아야 한다.
초보가 가장 후회하는 것, '망설인 손절'
초심자들이 꼽는 가장 후회스러운 행동은 '제때 하지 못한 손절'이다. 손절은 적당한 수준에서 매도하는 것이다. 인간은 손실을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손실을 확정 짓기 싫어서 오히려 위험을 감수하고 대박이나 원금 회복을 꿈꾼다. 손실 회피 심리 때문에 손절을 못 하고, 나아가 불확실성에 기대어 대박이나 원금 회복을 바란다. 그래서 물을 타는 행동을 하게 된다.
손절이 주저된다면, '손실 회피 심리'에 빠져 있는 자신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메타인지가 높은 투자자는 수익도 잘 나올뿐더러 손실도 빨리 정리한다. 손절은 빠를수록 좋다. 몇 %에서 손절해야 하는지 묻기보다 자신이 어떤 심리에 빠져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초보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언제 사야(팔아야) 하나요?'
초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언제 사야 하나요?' '언제 팔아야 하나요?'이다. 이런 질문도 거꾸로 생각해보면, 정말로 정해진 매매 타이밍(가격)이 있다고 칩시다. 그걸 아는 사람은 이미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매수·매도 가격은 공식처럼 정해지는 게 아니다. 재료와 차트, 거래량, 시황이 맞아떨어진 상황에 자신의 경험적 자산이 합쳐져서 매 순간 달리 결정되는 것이다. 수없이 차트를 보고, 지지선과 저항선을 그리고, 재료를 검출하고 쌓아가는 노력만이 답으로 안내할 것이다.
초보를 가장 괴롭히는 난제, '뭘 사지?'
초보들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지 결정하기 어려워한다. 그러다 아무거나 사게 되거나 빈약한 공부를 바탕으로 빈약한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매매에 돌입한다. 남의 투자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완벽히 소화한 상태라면 괜찮지만, 대부분의 초보들은 아직 자신의 아이디어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매매에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대응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모든 매매는 투자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그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가는 것이 바로 '주식 공부'의 본질이다.
초보가 가장 못하는 것, '돈 벌기'
초보들이 가장 못하는 것은 주식으로 돈 버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못 버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서두르기 때문이다. 기초체력 훈련도 하지 않고 필드에 나가서 골을 넣으려는 격이다.
어차피 매매하는 족족 수익률을 깎아먹고 있다면, '돈 벌기'를 잠시 멈추는 것이 오히려 이익일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함정들은 모두 지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결과이며,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다.
돈을 버는 게 우선이 아니다. 공부를 하는 게 먼저다. 투자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
빠르게 초보 기간을 돌파하려는 생각은 핵심을 못 깨닫는 것이다. 빠르게'는 핵심이 아니며, 기술적, 기법적 돌파 방법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주식은 절대 쉽지 않지만, 공부하면 된다. 내가 한 만큼 결과가 나오며, 반드시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돌아온다.
인베스터블 마인드의 약속
저는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법학은 거의 모든 것에 '정답'이 정해진 학문이다. 대법원 판례대로 해석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제가 '오픈 마인드'의 극단에 있는 경제·투자·증권 분야의 전문가가 된 것은 완전히 예상 밖의 일이다.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는 고생이 남들보다 더 심했다. 정답이 없는 세계에서 무척 열심히 정답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법학 공부를 파고들었던 경험이 주식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바로 리걸 마인드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리걸 마인드는 법학도라면 어떤 사례를 판단할 때 일반인의 감정이 아니라 법 감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는 이 '리걸 마인드'를 주식 투자에 적용해 인베스터블 마인드로 바꿔 생각했다. 직역하면 '투자 가능한 마음, 투자에 적합한 마음가짐'이다. 일반인의 상식이 아닌 투자에 최적화한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았다. '상한가가 15%인데, 왜 14.97%에서 더 안 올라가지?' '회사랑 상관없는 이런 이유로 주가가 오르는 게 말이 되나?'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 주가는 왜 계속 떨어지지?' 등등. 이처럼 증시에서 경험하는 상식과의 충돌이 법학에서 리걸 마인드가 없으면 겪는 고생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베스터블 마인드를 탑재하기로 했다. '내 상식으로, 내가 믿어온 대로 주식을 하니까 손실이 나고 있구나.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미스터 마켓의 눈으로 세상을 보겠다'라고 말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 시장의 눈으로 증시를 보자.
모든 일을 주식과 연결하여 사고하기 시작했다. 영어를 가장 빨리 잘하게 되는 방법은 현지인과 24시간 생활하는 것 아닌가? 마찬가지로 주식을 가장 빨리 잘하게 되는 방법은 24시간 주식과 연관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은 저와 함께 본격적으로 기본기를 다지기 전에 지금 이 순간 스스로와 약속을 해야 한다.
나 자신과의 약속
- 열린 마음과 시장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로 약속한다.
- 내 생각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 틀리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다.
- 실패는 당연히 겪는 일이다. 실패가 나의 자아를 해치지 않는다.
- 남이 더 잘하는 것에 시기하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필요 없다. 나 또한 남만큼 잘하게 될 것이며, 나는 어려움을 통해 더욱 성장할 것이다.
- 나는 노력의 가치를 존중한다. 노력을 통해 내 재능과 강점이 폭발할 것을 믿는다.
약속했다면 기록으로 남기고 선언하자. 이제 여러분은 이 약속을 기반으로, 인베스터블 마인드를 가지고 시장을 접하는 것이다. 인베스터블 마인드의 눈으로 재료, 차트, 거래량을 보는 훈련을 할 것이다. 우선은 100일을 목표로 정진해보자. 단언컨대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생길 수 있는 일 (0) | 2024.08.25 |
---|---|
투자의 정석 - 04 (0) | 2024.05.24 |
투자의 정석 - 02 (1) | 2024.05.23 |
투자의 정석 - 01 (1) | 2024.05.23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생길 수 있는 일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 생길 수 있는 일
2024.08.25 -
투자의 정석 - 04
투자의 정석 - 04
2024.05.24 -
투자의 정석 - 02
투자의 정석 - 02
2024.05.23 -
투자의 정석 - 01
투자의 정석 - 01
2024.05.23